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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인터뷰 #04 - 연세대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

노수석추모사업회 2016. 11. 30. 01:45

추모사업회가 회원들을 찾아가 이야기를 들어보는 회원 인터뷰, 네번째 순서는 연세대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입니다.


※ 인터뷰 전문 보기: http://nosooseok.tistory.com/24


연세대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는 1996년 설립되어 20년간 학내 장애인권 신장을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해왔습니다. 매년 봄 장애인권문화제를 개최하고, 지난 2015년 2학기에는 총학생회 산하 장애인권위원회를 출범시키기도 했습니다.


올해는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의 노수석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을 이어왔다고 하는데요, 노수석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활동과 어떤 유의미한 변화를 이끌어 냈는지, 앞으로 노수석 프로젝트를 통해 어떤 활동을 하고 싶은지 들어봅니다.


자세한 인터뷰 내용은 블로그에 자세히 정리되어 있습니다. 많은 방문 부탁드립니다.

블로그에서 보기: http://nosooseok.tistory.com/24

유튜브에서 보기: https://youtu.be/CQEiKQUpz4g

추모사업회의 다음 회원 인터뷰도 기대해주세요!


연세대학교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 페이스북: https://www.facebook.com/guernicayonsei/?fref=ts


※ 인터뷰는 10월 24일, 연세대학교 장애인권위원회실에서 진행되었습니다.



왼쪽부터 유가영(심리 14), 정아영(심리 15, 게르니카 회장), 김현주(경제 15)


Q: 자기 소개 부탁드립니다. (유가영, 심리 14) (정아영, 심리 15) (김현주, 경제 15)

아영: 안녕하세요 저는 연세대학교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 회장 정아영입니다. 저희 연세대학교 장애인권동아리 게르니카는 학교 안의 다양한 장애 인권 이슈를 다루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공존하는 학교 사회를 위해 다양한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매년 게르니카가 주최하는 장애인권문화제 포스터 ⓒ게르니카


Q: 지금 인터뷰하고 있는 곳이 장애인권위원회실입니다. 장애인권위원회는 어떤 곳인가요?

현주: 게르니카가 1996년 만들어지면서 여러 장애인권 이슈를 많이 다뤄왔는데, 아무래도 저희가 20년 가까이 이야기를 하면서 학내의 장애인권 이슈에 대해 좀 더 공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 필요성을 많이 느꼈어요. 게르니카는 일반 동아리 단위였기 때문에 좀 더 공적인 이름을 가진 자치단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작년 2학기에 총학생회 산하 특별자치기구로 장애인권위원회가 설립되었습니다.


장애인권위원회는 선거 때 장애인권을 지키기 위해 시각장애인용 점자 투표지라던가, 휠체어 학생들의 눈높이에 맞는 장애인 전용 투표소를 만들고 있고, 학생 사회의 축제나 행사 에서도 장애인들이 배제되지 않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학내 장애인권을 위해 많은 노력을 기하고 있습니다.


장애인권위원회 회의 사진 ⓒ연세대 장애인권위원회



Q: 노수석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아영: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노수석 프로젝트 포스터를 봤어요. 학교 내 인권 이슈라든가, 다양한 사회 문제에 대해 노력하는 단체에게 노수석추모사업회가 후원을 해준다고 하더라고요. 그 예시 목록 중에 장애인권에 관한 이슈가 있는 걸 보고 이건 우리 주제다 싶었어요.


※ 노수석 프로젝트: 사회적으로 해결하고 싶은 문제가 있다면,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에서 최대 100만원까지 활동비를 지원하는 프로젝트 사업.

당시 노수석 프로젝트 홍보 카드 뉴스 中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Q: 노수석 프로젝트를 통해 여러 사업을 진행하셨는데요, 먼저 배리어프리 맵 사업부터 설명해주신다면?

아영: 배리어프리 맵이라는 건 한국어로 얘기하면 무장애 지도예요. 다양한 장소 중에서 휠체어 학우라든가, 시각 장애 학우라든가, 청각 장애 학우들이 장소에 진입하고 활동을 하는 데 어려움을 겪지 않는 장소를 골라서 구글 맵, 포스터로 만들어서 표시하는 겁니다.


현주: 휠체어 이용자 입장에서도 수동휠체어든 전동휠체어든 장애 없이 불편하지 않게 접근할 수 있는 곳을 모아 놓았어요. 상가에 내려가는 데 턱이 없는지, 혹은 엘리베이터 시설은 잘 있는지 중심으로 파악을 했고요, 휠체어가 앉을 수 있는 테이블 좌석인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쳐서 만들고 있습니다. (온라인 배리어프리 구글 맵 보러가기: 신촌 - https://goo.gl/R3Qw4u 송도 - https://goo.gl/DMcY8i)


올해 이룬 성과는 오프라인 지도를 만들었다는 점이예요. 신촌 문화 예술 잡지 <잔치>와 같이 협력해서 만든 오프라인 지도입니다. 저희가 지금까지는 계속 온라인 구글 맵으로만 되어 있었거든요. 그걸 바탕으로 오프라인에 맞게 다시 디자인해서 새로운 지도로 만들었습니다.


학생회를 통해 배포한 오프라인 배리어프리 맵.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 ⓒ게르니카



Q: 배리어프리 MT 매뉴얼 사업도 궁금합니다.

가영: 장애학생들이 MT를 가는데 정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거든요. 일단 MT 장소로 선정되는 곳이 가는 교통편부터가 배리어프리하지 않은 경우가 많고, 장소 도착해서도 계단이 있거나, 학생들의 도움을 받더라도 들어갈 수 없는 장소인 경우가 많아서요. 그런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고자 저희가 배리어프리 MT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장애학생이 있는 과나 동아리가 MT 갈 때 이 매뉴얼을 참고해서 MT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움이 되고자 MT 매뉴얼을 만들었어요.


장애를 유형별로 나눠서, 장애 유형별로 어떤 도움을 필요한지, 어떤 점을 고려해야 하는지 주로 담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아무래도 장애 학생들마다 장애의 정도가 다르고 유형이 달라서 추상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던 점입니다. 배포했을 때 사람들이 더 많이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이미지를 좀 더 넣어 이해를 높이는 방향으로 개선하려 하고 있습니다.

게르니카에서 배포한 배리어프리 MT 매뉴얼ⓒ 게르니카



Q: 가장 큰 역점 사업이었던 볼록거울 설치 사업은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되셨나요?

현주: 게르니카 회의 때 나눴던 주제가 ‘장애학생도 신체적인 어려움에 구애받지 않는 배리어프리한 캠퍼스를 만들 수 있을까?’라는 주제였어요. 제일 배리어가 컸다고 생각했던 부분이 예상 밖에도 언더우드관과 백양로 사이의 백양로 삼거리였어요.


휠체어의 높이가 낮아서 운전자에게 휠체어가 잘 보이지 않을 때가 많아요. 그리고 뒤에서 빨리 오는 차는 비장애인들도 사실 식별하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청각장애인들도 차 소리를 듣지 못하다 보니 뒤에서 오는 차를 알아보지 못해요. 이렇게 위험한 길을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청각장애인들에게는 시각적인 정보가 가장 중요하게 받아들여진다고 해서 ‘그 자리에 볼록거울을 설치해서 차가 오는 걸 학생들이 눈으로 확인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하는 마음에서 볼록거울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Q: 볼록거울 설치 사업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

아영: 초기에는 볼록거울을 만드는 것보다 볼록거울이 설치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저희 말고도 더 많은 사람이 느껴서 자연스럽게 설치될 수 있도록, 유인물이나 현수막을 제작하거나, 모형 은박지 거울을 만들어서 볼록거울이 필요하다는 취지를 알리는 게 목적이었어요.


근데 진행하는 과정에서 조사해 보니까 직접 설치될 수 있는 가능성이 좀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래서 장애학생지원센터와 시설처와 저희가 함께 협의를 해서 어느 위치에 어떤 사이즈로 설치할지 진행이 됐어요.


현주: 거기서 검토하고, 지금 설치된 위치에 볼록거울이 있으면 학생들이 좀 더 안전하게 캠퍼스를 다닐 수 있겠다는 결론이 나서 현재 볼록거울이 설치되어 있는 상태입니다.



Q: 볼록거울은 현재 어디에 설치되어 있나요?

현주: 제일 중요한 언더우드관 앞에 하나 있고, 백양로 삼거리 앞에 있고, 이과대 옆 뒷골목에 차도만 있고 인도가 없는 곳에 하나 있고, 또 학술정보원과 광복관 사이에 하나, 이 외에 설치된 곳 합쳐 총 다섯 군데 설치되어 있습니다.



볼록거울이 설치되기 전, 후 비교 (과학관 옆) ⓒ게르니카

볼록거울이 설치되기 전, 후 비교 (백양로 삼거리) ⓒ게르니카



Q: 볼록거울 사업의 일환이었던 학생회관 엘리베이터 거울 사업도 듣고 싶습니다.

가영: 엘리베이터가 좁아서 그 안에서 휠체어가 회전을 할 수 없거든요. 회전을 할 수 있으면 회전해서 전진해서 나가면 되니까 지나다니는 학생이랑 부딪힐 위험이 없는데, 회전을 하지 못하니 엘리베이터에서 내리려면 후진을 해야 해서 학생들을 잘 보기 어렵거든요. 그래서 학생회관 엘리베이터에 후진 할 때 뒤를 볼 수 있게 전면거울을 부착해서, 학생들과 부딪히는 불가피한 상황이 생기지 않게 하려고 했습니다.


아영: 개인적으로 좋았던 부분은 전면거울이 설치되고 나서 저희가 이런 취지로 만들었다는 것을 청소부 아주머니들께서 알고 저희를 볼 때마다 말씀을 해주시더라고요. 이 분들이 우리 노력을 알아주시는구나 하고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학생회관 엘리베이터에 부착된 전면거울 ⓒ게르니카



Q: 볼록거울 사업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이나 아쉬운 점은 없으셨나요?

현주: 정말 좋았던 건 한 학기 만에 실물로 보이는 결과를 냈다는 것? 결과적으로 볼록거울을 설치할 수 있었다는 점은 정말 좋았던 점인 것 같아요. 굉장히 잘 했다고 생각하고, 스스로 뿌듯하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다만 아쉬운 점이 있다면 노수석 프로젝트의 취지대로라면 우리가 함께 문제의식을 알고 공론화하는 자리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보았는데, 저희가 아무래도 저희끼리만 일을 열심히 하다 보니 외부에 홍보가 부족했다거나, 볼록거울이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자리가 부족했던 것 같아요. 그 점을 좀 아쉽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앞으로 페이스북 등 지금 설치된 볼록거울에 대해서 홍보하려 하고 있습니다.



Q: 학내에선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데, 연세대 바깥의 사회에서는 공론화가 아직 부족한 것 같습니다.

아영: 저희가 말하는 공론화는 장애인이나 장애인권에 대해서 서로 어색해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대화 주제로 말하는 것이예요. 예를 들어 오늘 저녁 뭐 먹을지에 대해 생각하는 것처럼, 정말 자연스런 주제로 사람들이 편안하게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게 공론화라고 생각하거든요.


서로를 만나는 경험이 부족했던 거죠. 장애인, 휠체어를 타는 사람들과 함께할 때 턱이 있으면 안 되고 평평한 곳이어야 된다거나 그런 지점들. 자연스럽게 경험으로 받아들이면서, 이 쪽에 있는 턱은 없었으면 좋았을텐데 이렇게 던지는 한마디에서 문제가 해결될 수 있는 게 필요하다.


아직 갈 길이 먼 장애인 이동권 ⓒ민중의소리


가영: 제가 비장애인으로서 게르니카에서 장애학우들과 같이 만나면서 뼈저리게 느낀 점이기도 해요. 같이 안 다녀보면 모르는 부분이 너무 많고, 학생 한 명 한 명 마다 필요한 게 정말 달라요. (장애를 가진) 사람들이 더 많이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이 되어야 나올 수 있는 것도 맞지만, 나와서 활동을 해야만 불편한 환경이 개선되는 것도 맞는 것 같아요.


아영: 그래서 그런 공론화를 통해 이 불편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아이디어도 떠오르고, 편안하게 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어떤 식으로 행동하면 좋을지에 대한 생각도 떠오른다고 생각하거든요.


점점 배리어프리하게 개선되고 있는 지하철 환경ⓒ서울시



Q: 앞으로 노수석 프로젝트를 하면서 더 해보고 싶은 일은?

가영: 백양로 공사가 끝났잖아요. 그래서 원래 다닐 수 있었던 길이 못 다니게 되기도 하고, 다닐 수 없었던 길인데 갑자기 새로 다닐 수 있게 되기도 했거든요. 그래서 이번 학기에 확실히 공사가 끝난 부분들을 점검하면서 교내 배리어프리 지도를 만들 예정입니다.


아영: 기존의 접근가능한 강의실 위치만 표시하는 것이 아니고, 그 강의실에 가기 위한 경로를 표시하는 거죠. 장애 정도에 따라서 안전한지, 위험한지, 아예 접근이 불가능한지 좀 더 구체화해서 표시하는 작업을 노수석추모사업회와 함께하고 싶어요.


최근 완공된 연세대 백양로 ⓒ대학저널


아영: 네이버지하철이나 카카오지하철같은 지하철 앱에 휠체어가 다닐 수 있는 길을 표시하는 거예요. 한 마디로 엘리베이터가 있는 위치 뿐 아니라 그 곳에 잔고장이 났을 대 바로바로 알려줄 수 있는 알림 시스템이라던가, 환승시 이정표로 따라가지 않고 역 바깥으로 나가야 될 때 그 경로를 표시해준다든가. 그런 정보를 추가해서 앱으로 구현한다면, 스마트폰에 대한 접근성도 좋기 때문에 노수석추모사업회와 함께 진행하면 좋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노수석열사추모사업회에 하고 싶은 말은?

현주: 항상 저희 대학생 신분으로 어떤 프로젝트에 참가하면 수직적으로 이야기를 전달받고, 또 저희가 활동해서 보고하는 식으로 진행해 왔는데, 노수석 프로젝트는 수평적으로 함께 어떻게 하면 더 나은 결과를 이끌 수 있을까, 함께 고민할 수 있었다는 것이 굉장히 감동적인 일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가 앞으로도 노수석 프로젝트를 통해 인연을 함께하면서 함께 좋은 활동 많이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감사합니다. 


ⓒ게르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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